4차산업혁명, 경제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 줄까
머니투데이/테크엠 2016.02.20(토) 이경전 경희대 교수
http://www.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id=1744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은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이름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198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3년 1월 제레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 How Lateral Power Is Transforming Energy, the Economy, and the World)'이란 저서를 발표했는데 이번에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은 제레미 리프킨의 제3차 산업혁명이란 개념을 인정하면서, 그 다음 단계로서의 4차 산업혁명을 말한다기보다는 2011년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서 처음 사용한 인더스트리 4.0이란 용어를 확장한 것에 더욱 가깝다.
인더스트리 4.0은 독일 정부가 제조업의 컴퓨터화를 진흥하기 위한 첨단 기술 전략 프로젝트에서 처음 나온 용어다. 인더스트리 4.0이 주로 제조업 또는 공장의 스마트 화를 염두에 둔 것인 것에 비해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뿐만 아닌 사회 전반에 일어날 변화를 그 범위로 한다.
1차 산업 혁명의 키워드가 기계화라면, 2차는 전기화, 3차는 정보화가 키워드다. 4차 산업 혁명은 지능화가 한 축에 있고, 디지털과 물리 세계의 결합이라는 측면이 하나 있으며 바이오 분야의 혁신도 중요한 그 혁신의 동력이라고 보고 있다.
1차부터 4차까지 모든 산업 혁명의 가장 큰 동력을 기술로 본다는 면에서, 이러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기술결정론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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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계경제포럼은 기술이 가져오는 혁명적 변화에 대비하여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다.
이번 4차 산업혁명 보고서는 2025년까지 일어날 기술적 변화를 기반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어떤 기술적 진보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800명의 비즈니스 지도자들에게 21개의 기술적 진보에 대해 질문한 결과를 보고서의 부록에 싣고 있다.
이 모든 것은 2025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현 비즈니스 리더들이 대답한 것들. 괄호안의 백분율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이다.
1. 몸에 이식가능한 모바일 폰이 상품화 돼 구입 가능하다. (82%)
2. 전 세계 인구의 80%가 인터넷에 자신의 존재를 표현한다.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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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필자가 '예'라고 답했을 항목은 5, 6, 8, 18 정도이다. '아니오'라고 할 항목은 1, 10, 11, 12, 13, 14, 15, 17이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각자 답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각 항목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식, 가치관, 신념이 반영되기도 할 것이다.
위의 23개 항목을 범주화하면, ►인터넷 연결이나 활용에 관한 항목이 2, 5, 6, 7, ►사물인터넷에 관한 항목이 1, 3, 4, 8, 9,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가까운 것이 10, 12, 13, 14, 15, ►블록체인 기술이 ►16, 18, 3D 프린팅이 19, 20, 21, ►빅데이터가 11, ►공유경제가 17, ►그리고 바이오 기술이 22, 23이다.
결국 세계경제포럼이 주장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인터넷, 사물인터넷(웨어러블 포함),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3D프린팅, 공유경제, 그리고 바이오 기술의 결합이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는 상황에서, 이를 통한 긍적적, 부정적 변화에 대비하자는 의미가 강하다.
필자가 위의 23개 항목 중에서 2025년까지 실현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5개 항목에 불과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이 조사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리더 800명은 위 23개 항목 중 2015년에 조사를 한 21개 항목에 대해 10개 이상에 대해서는 80% 정도가 확신했고, 60% 정도는 19개 항목에 대해서 확신했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전문가 델파이 조사 기법에 기반하여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세계경제포럼 관련 리더들 800명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는 있다. WEF 보고서는 이러한 기술 변화가 경제, 비즈니스, 정부와 국제 관계, 사회, 그리고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경제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만을 간단히 다루고자 한다.
경제 분야 영향에서는 성장, 고용, 그리고 일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번째 주제인, 성장의 영향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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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의 경우도 자동화에 의해서 어떤 직업이 영향을 받고, 어떤 직업이 덜 받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있다. 이는 인공지능의 자동화가 어디까지 가능하고 그것이 얼마나 단기적으로 오는가에도 달려있는데, 세계경제포럼의 2016년 보고서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으로서 또한, 2016년 2월 미국 아리조나 피닉스에서 개최된 제30회 세계인공지능학회(AAAI)에 참가해 현황을 둘러 본 입장에서, 세계경제포럼의 이 같은 인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와 영향에 대한 기본 전제가 필자의 인식과 다르기에 자동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이 글에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세계경제포럼의 시각을 여과 없이 기사로 실었기에 더욱 그렇다.
오히려 이 보고서에서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의 확산에 따라, 일의 성격이 변화한다는 점을 지적한 부분이 흥미롭고 사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에 따라 고용 시장이 변화하기 보다는 네트워크에 의한 연결에 따라 인력의 공급이 클라우드화 하는 현상이 지금 당장 일어나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인스타카트, 태스크래빗으로 대표되는 온디맨드 이코노미, O2O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자유의 증진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위협받는 기존 직업군이 있고 그 저항은 이미 샌프란시스코, 파리, 서울 등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유연한 노동력의 공급은 기업에게는 늘 이익인가?
보고서는 기업이 이러한 현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에 분절, 고립, 배제를 더욱 가속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국내 언론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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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이 보고서는 네 가지로 정리한다.
고객의 기대가 변하고 있다는 점, 제품이 데이터에 의해 향상돼 자산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 새로운 형태의 기업 간 협력 모델이 나타난다는 점, 기업의 운영 모델이 새로운 디지털 모델로 바뀌어 나간다는 점들을 들고 있다.
위의 네 가지를 모두 요약하기보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적들을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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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는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특별 매거진 같은 느낌을 준다. 임금노동자들 보다는 경영자, 기업 소유자들의 고민과 의식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같은 성격을 비판하면서 2001년부터는 세계사회포럼 이 결성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2016년에는 8월에 몬트리올에서 열린다.
따라서 이 글에서 언급한 세계 경제 포럼의 주장은 세계사회포럼 주장의 반론 또는 대안 제시와 균형 있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하는 내용에 대해 늘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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