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업종 대부분이 침체된 건 산업화 50년만에 처음
조선일보 2016.02.16(화) 이성훈 / 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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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성적표 분석]
- 국내 20大기업 매출 분석해보니
주력기업 총매출 2년연속 감소 "영업이익은 개선될 수 있지만 매출은 한번 꺾이면 반등 힘들어"
기존 산업 성장판은 닫혔는데 새 성장 산업은 싹트지도 못해
우리가 혁신 대신 방어 집중할때 히타치·GE 등 해외 대기업들은 기존 사업 매각후 첨단분야 육성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최초로 2012년 '연간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당시 애널리스트 앞에서 "2020년 전에 매출 4000억달러(약 480조원)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매출은 2013년 228조7000억원을 기록한 후 2014년 내림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200조6000억원까지 줄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올해 삼성전자 매출액은 4년 만에 다시 100조원대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상위 20대 그룹 가운데 13대 그룹 주력사의 매출은 2014년보다 줄었다. 전자·조선·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가 20년 이상 계속되는 가운데 기존 주력 산업의 성장판은 닫혔고 새 성장 산업은 싹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IMF 외환 위기 때도 한국 주력 기업의 이익은 감소했어도 매출은 줄지 않았다"며 "지금처럼 매출이 대거 감소한 것은 1960년대 초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본격 개시한 후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력 기업 총매출 2년 연속 감소
주목되는 것은 20대 그룹 가운데 17대 그룹 주력 계열사의 매출 합계가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략>
송재용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영업이익은 비용 절감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전자·조선 등 성숙 산업의 매출은 한번 꺾이면 반등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김주훈 KDI(한국개발연구원) 박사는 "주력 산업을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전환하지 못하면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에 빠질 수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역동성 잃은 '정체된 코리아'
한국 주력 기업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것은 중국의 맹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역동성을 상실하고 선제적 구조조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우리나라 산업계는 그동안 5~10년 단위로 반도체와 자동차, 해양 플랜트, 휴대전화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엔 이런 상품을 이을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기(電氣)자동차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드론(drone) 같은 신제품 분야에서 미국·일본 등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제조업 경쟁력의 세계 순위는 2010년 3위에서 2013년 5위로 떨어졌고 2018년엔 6위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딜로이트 컨설팅은 분석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KIET) 원장은 "한국 기업들이 혁신을 두려워하면서 이미 가진 것을 지키려는 방어적 자세로 굳어졌다"며 "우리는 '역동적(dynamic) 코리아' 에서 '정체된(static) 코리아' 로 주저앉아 있다"고 말했다.
<중략>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제적 산업 재편에 나선 미국·유럽·일본 등의 기업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지만 매출액이 급감하지는 않았다"며 "한국 주력 기업들은 지금 성장과 도태의 분기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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