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노동자들의 무대 빼앗는 진화한 로봇
주간경향 2015.12.21(월) 김국현 IT칼럼니스트
http://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1512211732381&code=116
고용노동부는 2년에서 4년으로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노동개혁의 골자라 홍보하고 있다. 실컷 차별받다 정규직 꿈을 접게 되는 그 날이 겨우 2년 더 연기될 뿐임은 모두 알고 있다. 아무리 노동이라는 공급을 기간제법으로 규제를 해도 노동의 수요, 즉 기업은 자유롭게 자신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찾아낸다. 노동시장도 시장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이유다.
다관절 다목적 로봇 / 화낙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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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 고용은 유연하게 하되 기업은 그 미안함을 갚는 길을 성문화하고, 국가는 일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보편적 복지를 한 세트로 제공하는 것,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구상처럼 스케일 큰 개혁은 바라지도 않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하에 사라지고, 복지를 기업별 노조가 지키는 정규직의 특권에서 산별노조가 지키는 노동자의 기본권으로 이행시키는 일. 그러나 각자의 표밭을 지키려는 여야 누구도 주장하지 않는다.
2015년도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 뉴스 중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는데, 로봇 등 공장자동화 전문기업 화낙이 자신들의 로봇 제품 최종 조립작업마저도 올해 안에 로봇으로 자동화하기로 한 것이다. 주력 로봇제품인 6축 다관절 로봇은 이미 자동화율이 70%인데 90%까지 자동화한다. 이미 화낙의 로봇은 자동차 조립은 물론 아이폰에서 갤럭시까지 최첨단 제품을 조립하고 있었는데, 이제 자기 자신도 거의 온전히 조립할 수 있는 자가수정의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6축 다관절 다목적 로봇은 춤을 추듯 정교하게 용접과 납땜을 하고 부품을 나른다. 로봇들의 무대가 만들어내는 초현실적 풍광이 아무리 충격적이어도 공장 라인은 어느 회사나 숨기고 있기에 우리 일반인들은 그들의 군무를 볼 일이 거의 없다. 그 무대는 원래 노동자들의 무대다. 제조업의 로봇에 질세라 우버 같은 앱들은 전 세계 서비스업의 지축을 흔들고 있다.
모두가 지금처럼 일할 수는 없는 세계가 오고 있다. 대신 그곳은 모두가 지금처럼 일할 필요가 없는 세계일 수도 있다. 이 세계를 직시하지 않은 채, 구 세계의 대기업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청년희망펀드에 즉시 입금하며 당장의 면피를 하고, 정부는 자신들의 착각 어린 노동개혁안을 세금으로 홍보하는 한편, 구 세계의 야권은 미래의 대안 없이 그냥 반대 중이다. 평온한 ‘상생’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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