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마법의 열쇠...`1가족 1법인회사` 만들자

배셰태 2015. 10. 7. 06:35

[디지털산책] `1가족 1법인회사` 만들자

디지털타임스 2015.10.05(월)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http://m.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5100602102251607001

 

청년들의 절망과 분노가 심각해지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100만명을 넘어서고 취업해도 근로조건이 열악하고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직장들이 대부분이어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를 넘어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도 포기한 5포세대, 나아가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7포세대로 점점 확대되더니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지옥에 빗댄 '헬조선'이라 부르는 상황까지 와 있다.

 

베이비부머도 청년 못지 않게 불안과 분노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년도 되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밀려나왔지만 재취업할만한 일자리가 별로 없어 전재산 털고 대출까지 받아 치킨집이나 음식점을 차렸는데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익은 커녕 손실만 키우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이 적지 않다. 이들 베이비부머들은 가계를 지탱하고 아이들 교육시키느라 노후대책도 거의 준비하지 못한 채 회사에만 매달려 왔는데 그 회사에서 밀려나면서 사회나 가족으로부터도 소외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마디로 청년과 베이비부머 모두 절박한 상황이다. 이 절박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절박한 청년과 절박한 베이비부머가 함께 만나 창업하면 어떨까. 청년들의 디지털감각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베이비부머들의 아날로그 경험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결합시키면 대부분 실패한다는 창업의 성공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의 마지막 부분에 비정규직 청년 장그래가 회사에서 밀려난 장년 오상식이 창업하여 만든 회사에 합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거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델이 아닐까.

 

그러나 현실에서 이렇게 베이비부머와 청년이 만나 창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친한 친구끼리의 동업도 도중에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치관과 살아온 환경이 판이하게 다른 베이비부머와 청년이 조화롭게 사업을 운영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베이비부머와 청년의 공동창업을 가족 단위에서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미 퇴직했거나 머지 않아 퇴직할 베이비부머 부모가 취업하지 못했거나 취업했어도 미래가 불안한 자녀와 함께 회사를 만드는 거다. 창업준비가 되어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업준비를 하기 위해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상의해서 회사명을 만들고 사업아이템을 정하는 과정에서 창업의 구체적 목표가 정해지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가 명확해질 것이다. 껍데기부터 만드는 창업놀이로부터 시작해서 껍데기 안에 내용을 채워가는 창업준비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해가자는 거다.

 

회사는 이왕이면 개인사업자보다는 온라인창업시스템을 이용하여 자본금 100원으로도 만들 수 있는 법인회사로 만들어 출발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회사로 만들어보자. 가족마다 이런 회사를 하나씩 갖고 있다면 고용과 노후대책 불안에 떠는 베이비부머 부모도 실업과 미래불안에 짓눌린 청년들도 삶의 목표가 명확해지고 준비를 통해 제대로 된 창업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베이비부머와 청년들은 스스로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세대간 전쟁이 아닌 상생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을 매개로 한 치열한 대화를 통해 가족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는 것은 가외의 소득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마법의 열쇠로 1가족 1법인회사 설립운동을 지금 당장 시작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