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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10대 기술 전략보고서' 어떻게 볼까

배셰태 2015. 1. 29. 08:27

10대 기술 전략보고서 어떻게 볼까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15.01.28(수) 유재석 기자

http://www.imaso.co.kr/news/article_view.php?article_idx=20150126092919

 

<중략>

 

올해도 어김없이 가트너, IDC, IEEE, KT경제경영연구소 등 시장조사업체가 보고서를 쏟아냈다. 연말만 되면 IT 업계들이 ‘10대 기술 전략’ ‘10대 기술 트렌드’라는 보고서들에 집중한다. 관련 세미나, 컨퍼런스도 북새통이다. 미래를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어떠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찾기 힘들다. 그래서 준비했다. 10대 기술 전략 보고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말이다.

 

​대표적인 전략 보고서를 발행하는 곳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다. 매년 10월이 되면 어김없이 발표를 한다. 2015년 10대 전략 기술의 제목을 보면 클라우드, 3D프린팅, 데이터분석 등 익숙한 용어가 눈에 들어온다. 기업의 입장에선 이러한 기술을 당장 내년부터 도입해야겠단 생각부터 하게 된다. 과연 그럴까. 5년치를 묶어서 봤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가트너가 전망했던 10대 전략 기술 목록이다. 5년간 꾸준히 나오는 키워드는 클라우드, 모바일, 그리고 데이터 분석이다.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러한 기술 트렌드를 감안해 청사진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상황은 가트너의 의도와는 다르다. 정부기관이나 기업은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당장 반영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여기고 협회나 부서부터 만들기 시작한다.

 

​직접적인 사례는 ‘모바일’이다. 가트너는 2009년 소셜네트워킹 (SNS), 2010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전략 기술로 포함했다. 하지만 5~6년이 지난 지금 돌아봤을 때 우리나라가 SNS와 앱의 패러다임에 제대로 대응했는가? 몇몇 스타트업이 국내에 한정해 자리를 차지했을 뿐이다. 모바일의 본질인 ‘연결’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글로벌 공략도 늦었다.

 

​기업, 언론, 시장조사업체 모두 공개된 기술 트렌드를 지속가능하게 이끌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단기적 관점으로 메시지에 대응하려고만 했다. 그해 발표된 기술들을 벼락치기 하듯 적용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내 철수하는 태도가 문제다. 기술,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사이 한국은 소프트웨어(SW) 중심의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눌렸고, 뒤에는 저가형 하드웨어를 내세운 중국기업이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마인드로 SW의 가치를 무시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그리고 각 영역별로 특정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은 악순환에 불을 지폈다. 독점하고 있는 현재를 유지하면 계속해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데, 굳이 변화의 위험을 감당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소셜 네 가지 영역은 핵심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이제부터는 네 가지 큰 흐름 속에서 나아갈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양상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각 분야에 1등, 2등, 3등 개념이 있었다. 이들이 50%, 30%, 10% 정도의 파이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1등이 80~90%를 차지하는 독점적인 형태로 변화했다. 소셜은 페이스북이 점령했다. 최근 2~3년 동안 페이스북이 망할 것이고, 기업공개(IPO)는 트위터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진단이 많았는데, 지금 페이스북을 봐도 똑같이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당분간은 페이스북이 대세다. 사진은 인스타그램, 동영상은 유튜브가 독점했다. 스마트폰은 애플이 20%를 차지하고 있긴하나 안드로이드가 점령하다시피 했다.

 

​사람들이 가트너의 보고서를 보고 1번이 중요하고 10번은 그보다 덜 중요하다고 착각하곤 한다. 10대 전략 기술은 순위로 평가하는 게 아니다.10가지 기술에 순번을 매겼을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10대 전략 기술 왼쪽 부분에 세 가지로 묶은 메시지다. 2012년부터 새롭게 등장한 형태인데, 그때는 사람, 비즈니스, IT부서의 ‘경험’이라는 키워드로 묶었다.

 

​2015년 10대 전략 기술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통합’ ‘모든 곳에서의 인텔리전스’ ‘새로운 IT의 통합’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눴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통합은 O2O(Online to Offline)이 대표적이 다. 요즘 유행하는 ‘쇼루밍족’을 보면 그렇다. 오프라인의 매장에 와서 옷을 입어보거나, 가방 등을 착용해본 다음에 구매는 모바일로 하는 현상을 통칭한 개념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앱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는 인터넷과 24시간 365일 연결됐다. 과거에는 인터넷에 연결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야 했지만 이제 는 손 안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나 가상세계와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트너가 첫번째 키워드로 발표한 ‘컴퓨팅 에브리웨어’다.

 

IoT는 어떠할까? 매년 뜨거운 감자로 평가받고 있는 키워드다. 하지만 모바일이 가져온 영향력만큼은 아닐 것이다. MP3, 네비게 이션, 손목시계, 텔레비전, 컴퓨터를 하나로 통합한 게 모바일이다. IoT는 통합한 것을 다시 나누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의미는 있다. 스마트밴드나 워치로 건강을 체크하고, 모바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그밖에 센서를 통해 스마트홈이나 스마트카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해서 봐야할 것은 세분화 된 시장이 모든 것을 통합한 모바일이 가져온 것만큼 시장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치 IoT가 모든 것의 새로 운 돌파구라는 진단은 위험하다.

 

IoT의 선두주자는 GE다. 다만 사물인터넷이 아니라 산업인터넷 (Industry of Things)이다. 이들이 IT기술을 제조분야에 투입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의 급부상에 있다. 비용, 기능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제조업들이 기존의 강소업체를 거의 다 따라잡았다. 차별점을 내세우지 못하면 아시아가 제조산업을 다 가져가게 된다. IT기술이 차별화를 만들 것이라는 진단 아래 IoT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인터넷이라고 말하는 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IT가 산업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단순히 만들어진 겉 껍데기보다는 내부의 SW가 제품의 정체성을 구분하는 핵심 요소인 시대가 오고 있다. 의사결정자들은 이미 사회의 전 영역에 들어온 IT를 배워야 한다.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해야 하고, 마케팅에는 데이터 분석이 필수다. 변화를 무시한 대가는 작지 않을 것이다.

 

​SW 영역도 변화의 회오리가 불고 있다. 과거에는 오라클, IBM, HP와 같은 기업용 SW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간거래(B2B) 업체의 분야였다면 이제는 고객간거래(B2C)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중략>

 

​2015년 IT는 전 산업분야에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로 성장할 것이다. IT를 알아야 10대 전략 기술에 담긴 의미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