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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행복, 사회적 경제] 독일의 협동조합

배셰태 2014. 10. 4. 18:02

[함께 일하는 행복, 사회적 경제] ① 독일의 협동조합

부산일보 2014.10.02(목) 윤여진 기자

 

농민 9명 멸종 위기 토종돼지 사육, 지역 살리고 독일 전역 명성

 

▲ 독일 바덴-뷔텐베르크 주 슈베바시 할 지역의 '슈베바시 할 생산자 협동조합'이 볼페어츠 하우젠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슈퍼마켓.

 

사람을 위해,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경제인 '사회적 경제'가 뜨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고, 사회적인 투자를 통해 사회공헌에 이어 부가가치까지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첨단기술 발달과 이익창출 극대화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오늘날 함께 행복을 누리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늘고 있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이 사회적 경제의 범주에 속한다. 특히 2012년 말 협동조합기본법이 개정된 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본보는 사회적 경제가 이미 뿌리 내린 독일과 영국의 선진 사례와 국내 협동조합 실상을 살펴보고 사회적 경제의 성공 방안을 모색한다.
 
독일에서는 1800년대 농민들이 고리대금업자의 횡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조합을 결성한 것을 시작으로 마을 단위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 협동조합인 '슈베비슈 할 생산자 협동조합'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협동조합 '레베그룹'이다.

복잡한 유통과정 소득 급감 농민들  
'슈베비슈 할' 지역 생산자조합 결성  
좋은 품질에 도축·가공·유통망 갖춰  
소득 급증하자 젊은이들 몰려와  
성공 사례로 외국에 시스템도 수출
 

독일 바덴-뷔텐베르크 주 슈베바시 할 지역의 볼페어츠 하우젠 마을에 있는 슈베비슈 할 생산자 협동조합. 이 조합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슈퍼마켓은 일요일에도 지역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이 협동조합은 1986년 만들어졌다. 당시 독일은 돼지를 빨리 사육해 싼값에 공급하는 데 치중하면서 토종 돼지가 멸종 위기에 놓였다. 암컷과 수컷이 채 10마리도 남지 않게 되면서 지역을 중심으로 고기 질의 저하와 토종의 멸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7단계에 달하는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농민들 수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농민 루돌프 뷜러(62) 씨는 이웃 농민 8명과 의기투합해 토종 돼지를 살리고 농민들이 제값을 받기 위해 협동조합을 조직했다. 협동조합의 주 임무는 더 나은 품질의 토종 돼지를 생산해 높은 가격을 받아 농민들에게 이익을 되돌려주자는 것. 

<중략>

 

이처럼 협동조합은 토종 돼지 복원과 농민 수익 증가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이 협동조합으로 몰린다. 마케팅본부와 공장,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 고용된 인원은 400명가량이다. 

이 협동조합은 해외에 자기들의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한다. 2001년부터 인도 케랄라 주의 한 마을에 허브 생산 협동조합 설립을 돕고, 지난해부터는 이들 협동조합으로부터 고기품질을 높이는 허브를 수입하고 있다. 2005년엔 세르비아에 피망 관련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했다.

아버지 루돌프 뷜러 씨와 함께 협동조합을 위해 일하는 크리스찬 뷜러(34) 씨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협동조합에 대한 마을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농민들이 연대해 고품질을 유지하고 농민소득 창출에 스스로 기여할수 있다는 점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