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에게 부담을 주는 전•월세 폭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문제가 됐고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전•월세 문제를 이해하려면 한국 주택시장의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한국의 전체 주택이 1,730만 호 정도인데, 그 중 820만 호 정도가 아파트입니다. 이 중에 자기 집을 소유한 사람이 54퍼센트가량이며, 집없는 사람이 약 46퍼센트입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주택 그격이 비싸다 보니 자기 집이 없는 무주택자가 53퍼센트나 됩니다. 2,000만 명이 넘는 수도권 인구 중 절반 넘게 무주택자인 것입니다.
집이 없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면 정부와 정치권으로서는 이들을 위한 주택 정책을 펄치는 게 옳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은 무주택자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기보다 무리하게 집을 사라는 식의 '분양 공급 정책'을 고집했습니다. 집이 없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 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으니 전세나 월세로 사는 게 아닌가. 그럼에도 정부는 이런 사람들에게 양질의 전세나 월세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해주지는 않고 이들 능력으로는 살 수 없는 분양주택만 그것도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내내 쏟아낸 것입니다.
현실을 무시한 잘못된 주택 정책으로 주택시장은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가계 소득이 안 되는데도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바람에 하우스푸어가 양산되고,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거품이 꺼지면서부터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집값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간혹 지방 일부 지역에서 오르는 모습이 보이지만, 이것도 내림세로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금융권 안팎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지방의 집값이 언제까지 무한정 오를 수 없습니다.
또 부동산 시장은 경제 상황에 연동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당연히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경제가 나빠지면 부동산 가격도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로 들어섰습니다. 매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락해 2012년에는 경제 성장률이 2퍼센트로 주저앉았습니다. 4~5년 후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 상황이 계속 좋지 않다면 무리하게 주택을 살 때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생활 필수 공간인 집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재산 증식을 위한 재테크 투기 수단으로 삼는 나라는 온전한 성장을 할 리가 없습니다. 이미 일본과 미국이 부동산 투기 거품 붕괴로 장기침체에 빠졌고, 유럽도 부동상 투기 거품이 붕괴되면서 심각한 장기침체가 6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부동산 투기 거품 붕괴는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부실과 빚을 남기게 됩니다.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그냥 생긴게 아닙니다. 이제 잘못된 주택 개념을 바꾸고 부동산 시장 상황에 적합한 주택 정책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월세를 사는 무주택자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합니다. 연령대로 보면 50~60대 이상 부모 세대 20퍼센트가 전체 주택의 70퍼센트 정도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주택을 여러 채씩 소유하고 있습니다. 재산 증식과 노후를 대비하고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한 것입니다.
반면 30~40대 자식 세대 태반은 집이 없어 전•월세를 삽니다. 빚을 낼 수 없어서 하우스푸어조차 되지 못한 세대입니다.부모 세대가 집을 여러 채 가지고서 비싼 전•월세를 주면서 자식 세대가 죽으라고 일해서 번 몇 푼 안 되는 월급을 착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 보니 젊은 자식 세대가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해도 애를 안 낳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초래했습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현상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가 끊기기 일보 직전까지 간 것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거의 필연적으로 4~5년 후에는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태까지 기득권 지키기와 이기심이 한국 경제를 위기로 내몰았습니다. 게다가 금리가 하락하면서 집주인들이 금리 하락으로 생긴 전세보증금의 이자 수입 감소분을 전세를 올리거나 월세를 받아 보상하려 해 서민들이 이중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정신 차리고 젊은 무주택자를 위해 저렴하고 양질의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야 합니다. 빚내서도 사기 어려운 분양주택이 아니라, 자기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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