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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빅뱅 6개월…디지털 생태계를 흔들었다

배셰태 2010. 6. 28. 18:24

[IT &] 모바일 빅뱅 6개월…디지털 생태계를 흔들었다

매일경제 IT/과학 2010.06.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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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일부 발췌

 

"진정 매혹적이고 혁명적인 기기입니다. 필생의 역작을 만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 전시장인 예르바부에나 센터에 등장해 새로운 태블릿PC `아이패드(iPad)`를 선보였다.

 

태블릿PC는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전자, HP 등이 태블릿PC를 만들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패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4월 출시되자마자 아이패드는 전세계적으로 불티나게 팔리면서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애플은 이 기세를 타고 6월에는 새로운 기능을 장착한 새 스마트폰인 `아이폰4`를 발표하고 기존 제품(아이폰 3G, 3GS, 아이팟터치) 사용자에게는 새 운영체제(OS)인 iOS4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단행했다. 전세계 IT 종사자들과 미디어는 애플의 새 제품에 열광했다.

 

애플은 5월 26일 2221억2000만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해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서 미국 제1의 IT기업으로 인정받게 된다. 바야흐로 `애플의 시대(The Age of Apple Inc)`가 온 것이다. `애플의 시대`에 맞설 도전자는 MS도 아니고 모바일 1위 기업 노키아도 아니었다. 인터넷 기업 구글이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에릭 슈밋 구글 CEO는 "구글은 이제 모바일 퍼스트 기업이다"고 강조하면서 모바일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애플 아이폰에 대항할 안드로이드폰을 공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하더니 5월에는 `구글TV`를 공개하며 TV 시장에 전격 진출한다. 애플이 `애플TV(또는 iTV)`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자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MS, 노키아,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애플과 구글의 진검승부가 화려하게 펼쳐지자 구경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승부수를 던졌다.
MS는 지난 2월 `윈도폰7`을 내놓고 모바일 플랫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했고 노키아는 인텔과 함께 OS `미고`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대항하는 야심작이자 대표 안드로이드폰으로 꼽히는 `갤럭시S`를 선보이고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했다. PC의 강자 HP는 원조 스마트폰 업체 `팜(Plam)`을 인수해 모바일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6개월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성장은 대단했다. 트위터는 대표적인 상호 소통 창구이자 개인 미디어의 총아로 떠올랐으며 페이스북은 구글을 넘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으며 세계적인 웹 서비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놀라운 점은 이같이 역사에 남을 만한 세계적 비즈니스 이벤트가 2010년 상반기인 6개월 내에 모두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6개월 동안 IT 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글로벌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확실한 `패러다임 시프트(이동)`가 일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종봉 아틀라스리서치 대표는 "이제 기술 평준화 때문에 하드웨어는 차별화하기 힘들어졌다. 올 상반기에 애플과 구글의 돌풍이 상징하는 것은 소비자를 얼마나 진실로 이해했는가의 여부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나 소니, 노키아 등이 지금까지 생각한 경쟁력은 품질 향상이나 불량률 감소였는데 세계 시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 왔다"고 강조했다.

 

전체 산업에서 IT 비중이 높고 국민들이 기술에 대해 관심이 높은 한국은 글로벌 모바일 패러다임 시프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아이폰 출시 이후 75만대 판매가 돌파하자 `애플 쇼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비즈니스 관행이 무너졌고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생활이 바뀌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스마트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폭발적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와이파이(Wi-Fiㆍ무선 인터넷 접속장치)가 빠르게 보급되는 계기를 낳았다. 스마트폰으로 SNS와 이메일, 뉴스를 체크하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PC 이용시간이 줄고 있으며 스마트폰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적 소외감 등 무시하지 못할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이제는 한국에서도 고객이 통치하는 시대가 왔다. 과거에는 대기업 CEO나 담당자에게 불만이나 의견을 직접 개진할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길거리에서 불만이 생겨도 금세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게 됐다"며 "지난 6개월 동안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한국에서도 확실한 혁신의 도구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 같은 흐름은 따라가고 가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거대한 흐름이 됐다"며 "국내외 비즈니스 관행과 비즈니스 구조에 엄청나게 큰 변혁이 일어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형성된 소비자 지향적이지만 폐쇄적인 비즈니스 모델(애플)과 개방적인 모델(구글) 사이에 끊임없는 전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막 디지털 생태계를 형성하는 시기이니 만큼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블랙홀처럼 기업들을 빨아들일 것으로 본 것이다.

 

또 국내와 해외 제품, 서비스를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의 제품이지만 부품의 상당수를 한국(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에서 공급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은 한국산이지만 제조는 중국에서 하고 부품은 상당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과연 어느 제품이 국산인지 구분하기가 모호해졌다는 얘기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미국 서비스지만 이미 글로벌 플랫폼이 형성돼 국내 작은 벤처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정지훈 우리들병원 소장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이제 웹 서비스 수준을 넘어 운영체제(OS)의 단계로까지 성장하고 있다"며 "잘 활용한다면 국내 기업들도 수십억 외국 소비자를 상대로 마케팅비용 지불 없이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 셈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