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대갈등] 불과 수 미터 거리, 악수도 안 나눈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횡설수설/김승련]불과 수 미터 거리, 악수도 안 나눈 尹-韓
동아일보 2024.09.12 김승련 논설위원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40911/130032777/2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요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10일 포착됐다. 인천의 한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두 사람은 5∼10m 떨어져 앉았지만,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대통령은 정해진 동선에 따라 입장했다가 축사 후 퇴장했고, 바로 옆 원탁에 30분 전부터 착석해 있던 한 대표는 다가가 인사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냉기류가 흘렀다고 주변 참석자들은 전했다.
▷악수 불발은 당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디올백 사과 문자 등 4월 총선 전부터 쌓인 이른바 윤-한 갈등의 한 단면이다. 여기에 이틀 전인 일요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만찬이 가져온 파장도 작용했을 수 있다. ‘번개 만찬’으로 알려진 그 자리에는 인요한 김민전 등 친윤 성향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 등이 함께했다. 한 대표는 초대받지 못했고, 이튿날 언론 보도까지는 만남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혼밥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근혜 문재인 등 전임자들과 달리 다양하게 만나겠다는 뜻으로 한 얘기지만, 밥과 술을 통한 끈끈한 관계 맺기를 중시하는 대통령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만찬과 악수를 둘러싼 이런저런 뒷얘기들은 양측의 기류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실 한 대표는 열세 살 위인 윤 대통령을 사석에선 검찰 직함 대신 형이라고 부르는 걸 봤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로 대통령과 각별했었다. 둘은 2022년 대선을 전후로 정치적 동지로 발전했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둘을 갈라놓고 있다.
▷윤-한 갈등은 의리와 공적 업무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둘 것이냐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 대표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장관이 될 때 윤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친윤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대표를 정치에 입문시켜 당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긴 것도 윤 대통령이다. 그런 점에서 채 상병 특검법, 김경수 사면, 의대 증원을 놓고 한 대표가 대통령 뜻에 반대하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자 친윤에선 ‘배신’이란 표현까지 쓰고 있다. 한 대표 주변의 설명은 다르다. “대표와 대통령은 사적 의리가 아닌 공적 업무로 관계를 맺어온 사이인 만큼,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대통령 뜻을 따를 수만은 없다”고 한다.
▷한 대표는 7월 전당대회 때 63%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러나 철저히 현역 의원 중심인 당 구조에서 여전히 소수파다. 국회 또한 여소야대 구도로, 한 대표가 주도할 이슈는 제한적이다. 그 바람에 당 대표가 된 뒤 오히려 지지율은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친한 그룹에선 이를 친윤의 고사 작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여야 간에, 또는 여당 내 힘겨루기 성격이 강하다. 지척에서 악수도 안 나누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바라보는 민심은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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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동훈 상황은 도쿠가와가 자신의 다이묘 노부나가가 보는 앞에서 적인 죽은 신켄의 아들 가쓰요리와 손잡은 형국이다.
도쿠가와의 의도는 선한 것이었다. 왜 우리는 365일 전쟁을 해야 하는가. 신켄의 진영이 아무리 적이어도 서로 교통하고 필요한 것을 교환하는 교린을 한다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
노부나가 윤석열 입장에서는 토벌해야 하는 의사들인 신켄 진영과 손잡겠다는 도쿠가와 한동훈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도쿠가와가 자신을 넘어설 것이어서가 아니라, 결국 신켄 진영의 속임수에 도쿠가와 한동훈이 이용당할 것이고 그것이 자신에게도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신켄 진영의 가쓰요리의 배신으로 도쿠가와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다. 오다 군의 지원이 없다면 그대로 항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적과 동지의 질서는 손익의 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세계와 세계 간의 문제다. 그 세계는 어느 한 쪽의 지배적 헤게모니를 다른 한 쪽이 인정하고 복종할 때 평화가 오는 것이고, 서로 대등하게 맞서고 있다면 딜레마 속에서 공포의 균형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 균형이 깨지면 평화도 깨진다.
오다 노부나가는 자신의 손으로 키웠고, 자신에게 충성을 약속했던 도쿠가와에게 말한다.
'나는 가더라도 네 손에 가게 될 것이고 차라리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네가 나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노부나가 윤석열이 도쿠가와 한동훈을 보는 입장이 딱 이렇다.
결국 노부나가는 도쿠가와가 아닌 듣보잡 가신 손에 혼노지 변으로 갔지만, 그 결과는 도쿠가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노부나가 진영에 천하 잡놈으로 천대받던 교활한 참모, 바닥 흙수저 출신에 '사루(원숭이)'라 불렸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도쿠가와의 가장 힘든 적수로 떠 올랐던 것이다.
출처: 한정석 페이스북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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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뎐] - 푸드득 거리다가는 한 방에 간다.
한동훈은 몇 수를 앞서 계산하는 능력은 있지만, 그 수가 중간에 틀렸을 때 대처하는 능력이 굉장히 취약하다.
지난번 이재명 체포동의안 때도 민주당이 거부할 거고, 그러면 뒤이어 있을 대법원장 임명 동의마저 거부하는 것은 부담될 거라 계산했음이 분명했다.그래서 전격 실시했는데 1표 차이로 통과되어 버렸다.
체포동의안의 영장은 구속 영장이 아니라 구인 영장이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구속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이재명 구속 영장이 심사에서 기각될 가능성을 면밀히 봐서 구속 영장 신청을 하지 말고 추가 조사 후 돌려보냈어야 했다. 계획이 엇나갔으면 후속 계획들은 재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동훈은 이런 점에 약하다. 모든 계획이 자기 세운 대로 가야 거기서 능력을 발휘한다.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무규칙 게임이다.
무규칙 게임에서는 산처럼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전쟁에서 공적에 목마른 장수들이 섣불리 나서다가 목이 떨어지는 이유다.
그릇은 크고 깊을 수록 그 속이 시커멓다. 접시 바닥에 뭐가 있는 지 모를 사람은 없다. 한동훈의 속을 모를 여의도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권력은 권력자의 본성을 닮는다. 한동훈의 강한 '총애 인정 욕구'는 권력을 그렇게 사용하려든다.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로 인정받으려는 한동훈은 이 때문에 현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적과 동지의 질서를 무시하거나 쉽게 넘나드려 할 것이다.
그러면 제 꾀에 제 발등 찍는다. 의사들에게 '모든 의제가 가능하다'는 것도 섣부른 것이다. 지금 의사들은 민주당과 전선을 같이 세우고 있다.
한동훈은 의제가 의사들로부터 나올 것으로 기대하겠지만, 천만에다. 의사들 의제는 민주당이 만들어 준다.
'대통령이 먼저 사과하라' 이러면 어떻게 할 건가? 받을 건가? 그러면 용산과 한동훈은 전쟁으로 가는거다. 한번 해 보겠나? Every action calls reaction.
한동훈이 이제까지 상대해 온 사람들은 한동훈이 공격수고 피의자들이 방어자인 게임이었다. 따라서 한동훈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았다.
하지만 현실 정치 게임은 내가 공격수였다가 방어수를 교대해 가야 하는 게임이고 연타를 날릴 수 있어야 하는 100m 여러번 뛰기 게임이다. 시스템적 질서가 없다.
한동훈은 익숙한 얼굴의 악마들이 아니라, 새로운 악마들을 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악마들을 이겨서 이기는 게임도 아니다. 이기고 지고는 그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정치 투쟁은 이기고도 지고, 지고도 이기는 게임이다. 나도 알고 판사도 아는 법리로 결정되는 판결 게임이 아니다.
출처: 한정석 페이스북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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